금광의 유혹과 피의 대가, 커스터 시티의 슬픈 전설

1876년 6월 25일, 몬태나주 리틀 빅혼 강 근처에서, 조지 암스트롱 커스터(George Armstrong Custer)가 이끄는 제 7 기병 연대와 시팅 불(Sitting Bull), 크레이지 호스(Crazy Horse)가 이끄는 수우족(Sioux), 북샤이엔족(Northern Cheyenne), 아라파호족(Arapaho)의 연합 부대가 부딪쳤다.


남북 전쟁 직후 서부 개척 시대가 가속화되면서, 아메리카 원주민들과 개척민들의 다툼은 잦아졌다. 이에 미국 정부는 철도 건설을 보호하기 위해1873년 커스터의 제 7 기병 대대를 다코타 준주에 보내게 된다. 1874년, 커스터는 라코타족의 성지이자 터전이었던 블랙힐스에서 금이 발견되었다고 발표했다. 커스터의 발표는 블랙힐스 골드러시의 촉발제가 되었고, 그 때 생겨난 마을 중에는 무법천지로 악명 높았던 데드우드가 있다. 수천 명의 광부들이 금을 찾아 여기에 오면서 자연스레 아메리카 원주민 땅을 침범하게 되었고, 원주민들과 광부들의 충돌은 불가피했다. 기존에 아메리카 원주민들과 맺었던 조약을 수호해야 할 미국 정부는 오히려 아메리카 원주민에게 경고, 이에 분노한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저항은 1876년 블랙힐스 전쟁으로 이어진다. 제 7 기병 연대의 지휘자인 조지 암스트롱 커스터는 육군 사관학교를 졸업한 후 남북 전쟁에 북군으로 참전하여, 남북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전투인 게티즈버그 전투에서 큰 공을 세운 군인이었다. 커스터는 전쟁 후 정규군 중령으로 임관, 서부에 파견되어 아메리카 원주민 전쟁에 참전하여 주로 수우족과 상대했던 능력 있는 지휘관이었다

<커스터시티에 있는 커스터동상>

그러나 2천여명의 아메리카 원주민 군대보다 수적 열세였던 커스터의 병력. 게다가 커스터는 개틀링 기관총, 야포와 같은 최신 병기들을 기동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가져가지 않았다. 또한 전력 차가 있다는 정찰병들의 조언들도, 지난 승리에 취해 듣지 않았던 커스터. 결국 약 210명의 커스터 부대는 적의 위치도 모른 채 막무가내로 공격하다 리틀 빅혼 강 근처에서 모조리 전멸하게 되었다. 이 전투는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는 침략자인 미 육군을 상대로한 위대한 승리이며, 크레이지 호스는 아메리카 원주민의 영웅이 되어 조각상으로 남게 된다. 후에 분노한 미 육군은 대규모의 병력을 몰고 와 아메리카 원주민들을 쫓아내어 항복을 받고, 제 7 기병 연대는 너무나 끔찍한 운디드니 학살 사건을 일으키게 된다.


커스터와 리틀 빅혼 전투의 실상은 더스틴 호프만이 주연한 서부 영화 <작은 거인(Little Big Man)>에서 잘 나오며, 존 포드 감독의 <아파치 요새> 에도 다루고 있는데, 의외로 미국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63회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았던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늑대와 춤을> 은 미 육군 기병대와 수우족의 전쟁이 배경이다. 또 미국 2부작 드라마 <Son of the Morning Star>는 조지 암스트롱 커스터를 주인공으로 설정하여 만들기도 했다. 영화 한 편 보실 시간이 있으시다면, 영상으로 리틀 빅혼 전투를 만나 보시기를 바란다.

<늑대와춤을 포스터>

서부 개척민들에게는 누구보다 뛰어난 군인으로 평가받았던 조지 암스트롱 커스터, 하지만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는 잔인하고 공포의 대상이었던 조지 암스트롱 커스터. 커스터 시티는 골드 러시로 이주한 사람들의 정착지였던 곳으로 처음에는 남부 연합 장군 스톤월 잭슨의 이름을 따서 “스톤월”로 명명했지만, 나중에 “커스터(Custer)”로 개명한 도시이다. 2020년 조사에 따르면 인구 1,919명의 작은 도시이지만, 앞에서 얘기한 미군과 아메리카 원주민의 전쟁에 무대였던 곳이고, 골드러시의 목적지인 블랙힐스에 백인들이 세운 가장 오래된 곳이기도 하다. 커스터 시티 주변에는 유명한 관광지들이 많이 있어 지금은 관광이 이 지역 경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나중에 자세히 얘기할 미국 대통령 4명의 얼굴이 새겨진 러시모어 마운틴, 리틀 빅혼 전투의 위대한 영웅 크레이지 호스 기념관이 각각 20분 정도 거리에 있고, 세계에서 동굴 최초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윈드 케이브 국립 공원도 20 분 정도 거리에 있으며, 약 1,500 마리의 바이슨이 있고, 엘크, 코요테, 프레리도그 등이 서식하는 야생 동물 보호 구역인 커스터 주립 공원도 가까이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곳이다.

<커스터시티에 전시된 바이슨동상>

커스터 시티의 상징이기도 하면서 2016년 미국 국가 포유동물(National Mammal)로 지정된 “바이슨(Bison)”. 버팔로(buffalo)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버팔로는 큰 범위의 들소를, 바이슨은 아메리카 들소에 한정해서 부르는 것이니, 바이슨으로 지칭해주는 것이 더 적확하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아메리카 원주민보다 먼저 이 땅에 주인이었던 바이슨은 19세기 초까지만 해도 수 천만 마리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런데 철도 건설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큰 동물을 사냥하는 재미로, 또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가장 중요한 자원을 없애기 위해서 무자비하게 학살되어 멸종 위기까지 가게 되었으니 아메리카 원주민의 처지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지금은 보호 노력 끝에 미국 전역에 3만여 마리가 살고 있으며, 미국의 힘과 개척자 정신을 상징하는 동물이 되어, 흰머리 독수리와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동물이다. 바이슨은 옐로스톤 국립 공원에서도, 이곳 커스터 시티 인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13년 후, 그들의 집은 파괴되고, 그들의 버팔로는 사라졌으며, 마지막 남은 수우족은 네브래스카 주 로빈슨 요새에서 백인에게 항복했다. 평원의 위대한 기마민족 문화는 사라지고, 서부 개척지 또한 그렇게 역사 속으로 조용히 사라져 갔다.”

미주중앙일보 [미국 어디까지 가봤니]에 등재된 칼럼입니다.

https://www.koreadaily.com/article/20250519141143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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